1. 수박밭에서 우주까지: 공근식 박사의 그릿 이야기
30대까지 평범한 농부로 살다가, 물리학을 공부하려고 뒤늦게 러시아로 유학을 떠난 사람이 있습니다. 만학도의 전설로 불리는 ‘공근식 박사’ 이야기입니다. 고등학교 자퇴 후 수박 농사를 짓던 그는, 우연히 찾은 야학에서 물리학에 빠지게 됐고, 검정고시로 대학에 진학했습니다. 40줄, 늦었다면 늦은 나이에 러시아의 MIT로 불리는 모스크바 물리 기술원(MIPT) 유학을 결정했는데요.
러시아어 실력이 모자라 중간에 퇴학에 처하는 위기를 겪었지만, 그의 열정을 알아본 노교수 덕분에 재입학 기회를 얻었고 10년 만에 항공우주공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무려 석사는 수석 졸업, 박사 논문은 만장일치로 통과했다고 합니다. 지금 공 박사는 성균관대학교에서 ‘양자역학’을 강의합니다. 이런 놀라운 성취, 타고나길 똑똑해서 그런 것 아니냐고요? 글쎄요. 공 박사는 자신의 비결을 ‘끈기’라고 말합니다. 생각의 속도가 놀라울 정도로 빠르지만 조금만 막히면 금방 생각을 그만두던 천재형 동료들과 달리, 자신은 풀리지 않는 문제도 끝까지 붙잡고 늘어졌었다고 말이죠. 실제로 그는 유학 시절 어려운 수업을 따라가기 위해 하루에 이가 세 개씩 빠질 정도로 공부했다고 합니다.
공근식 박사와 같은 사람들이 가진 역량을 일컫는 말이 있습니다. 바로 ‘그릿(Grit)’인데요. 장기적이고 의미 있는 목표를 끝까지 해내는 열정과 끈기를 일컫습니다.
2. 그릿이란 무엇인가? 재능보다 중요한 끈기의 힘
그릿은 단순히 ‘오래 버틴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무의미한 반복을 견디는 인내심이 아니라, 스스로 의미를 부여한 목표를 끝까지 붙잡고 해내는 힘을 말하죠. 그래서 그릿은 그 사람의 타고난 재능, 환경, 성격보다 더 강력한 성공 예측 요인으로 꼽힙니다. 이 개념을 처음 말한 안젤라 더크워스 교수(펜실베이니아대학교 심리학과)의 연구에 따르면, 성공한 사람들은 분야에 따라 가진 재능은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그릿이 높다는 특성이 있었습니다.
그릿은 열정과 끈기의 결합입니다. 단순히 똑똑하거나 재능이 많다고 해서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그릿은 명확히 보여줍니다. 오히려 자신의 장기 목표에 깊이 몰입하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포기하지 않는 힘, 이것이 바로 그릿입니다. 만학도 성공 사례처럼, 늦은 시작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성과를 이뤄내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바로 이 그릿에 있습니다. 그들은 목표 달성을 위해 끈기의 힘을 발휘하며, 좌절 속에서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강한 정신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3. 왜 지금, 그릿이 더욱 필요한가?
요즘은 ‘끝까지 붙잡고 해내는 힘’이 종종 가볍게 여겨지기도 합니다. 성과가 지지부진하면, “다른 거 해볼까?”라는 말이 금방 나오죠. 세상이 워낙 급변하니, 빠른 실행과 빠른 전환이 현대 사회의 새로운 가치 기준이 된 것도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그릿의 가치는 여전히 유효합니다. 빠르게 움직이는 세상일수록, 끝까지 해내는 사람의 능력은 더욱 빛나거든요.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도 스스로 정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어떻게든 길을 찾아내고, 결국 완주하죠.
그릿은 단순히 개인의 성공을 넘어, 복잡하고 예측 불가능한 현대 사회에서 우리가 흔들리지 않고 나아갈 수 있게 돕는 나침반과 같습니다. 수많은 정보와 선택지 속에서 길을 잃지 않고,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장기 목표를 향해 꾸준히 나아가는 힘을 제공합니다. 포기하지 않는 힘은 결국 당신을 원하는 곳으로 이끌어 줄 것입니다.
4. 일상에서 그릿을 키우는 방법
그렇다면 그릿이 높은 사람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당장 위대한 목표가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안 풀리는 보고서의 마지막 문장을 끝까지 써 내고, 계속 미뤄뒀던 책장 정리를 마무리하는 것, 이 사소해 보이는 일을 완주하는 경험이 쌓일 때 우리의 그릿은 조금씩 높아집니다.
그릿을 키우기 위한 몇 가지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 작은 목표 설정 및 완수: 거창한 목표보다는 오늘 당장 실천할 수 있는 작은 목표를 세우고, 이를 완수하는 경험을 반복합니다. 예를 들어, 매일 5분씩 명상하기, 책 한 페이지 읽기 등이 있습니다.
- 성장 마인드셋: 자신의 능력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노력에 따라 성장할 수 있다고 믿는 태도를 가집니다. 실패를 배움의 기회로 여기면 그릿을 더욱 강화할 수 있습니다.
- 의미 부여: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의미와 목적을 명확히 합니다. 단순한 업무라도 그것이 어떤 더 큰 목표 달성에 기여하는지 이해하면 끈기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 회복 탄력성: 실패나 좌절을 겪었을 때 빠르게 회복하고 다시 도전하는 능력을 키웁니다. 이는 그릿의 핵심 요소 중 하나입니다.
- 꾸준함의 힘: 매일 조금씩이라도 꾸준히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습관을 들입니다. 꾸준함은 그릿을 단단하게 만드는 가장 강력한 기반입니다.
지금 여러분이 ‘마무리 해야 되는데…’라고 생각하는 바로 그 일! 지금 당장 실천할 수 있는 ‘그릿’입니다.
5. 그릿에 대한 궁금증, FAQ
Q: 그릿은 타고나는 것인가요? A: 그릿은 타고나는 재능이 아니라, 노력과 경험을 통해 충분히 키울 수 있는 역량입니다. 작은 목표를 꾸준히 달성하는 경험이 쌓이면 그릿이 향상됩니다.
Q: 그릿과 인내심은 같은 개념인가요? A: 인내심은 단순히 어려움을 견디는 힘을 의미하지만, 그릿은 자신이 의미를 부여한 장기 목표를 향해 열정과 끈기를 가지고 나아가는 능동적인 개념입니다.
Q: 그릿을 키우면 어떤 점이 좋은가요? A: 그릿이 높으면 어려운 상황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목표를 향해 나아가며, 결국 더 큰 성공을 이룰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학업, 직업, 인간관계 등 삶의 모든 영역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Q: 그릿을 측정하는 방법이 있나요? A: 안젤라 더크워스 교수가 개발한 '그릿 척도'와 같은 설문지를 통해 자신의 그릿 수준을 대략적으로 측정해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점수보다 꾸준히 그릿을 키우려는 노력입니다.
Q: 만학도에게 그릿이 더 중요한가요? A: 만학도 성공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늦은 나이에 새로운 도전을 할 때 그릿은 더욱 빛을 발합니다. 주변의 편견이나 학습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장기 목표를 향해 포기하지 않는 힘이 성공의 핵심이 됩니다.